멍군이네 리뷰 - 을지로 골뱅이 맛집 <원조 풍남 골뱅이>
비오는 어느날 을지로로 향했다. 일부러 찾아간 것은 아니다. 근처 롯데시티호텔에서 호캉스하면서 근방 맛집을 찾아 떠난 것뿐.
요즘 을지로가 힙해져서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아무리 힙하다 해도 비오는 날까지 노상에서 모기 뜯겨가며 술을 마시기도 싫고, 지저분한 인테리어 안에서 식사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저 날씨가 궂은 만큼 청결하고 쾌적한 곳에서 깔끔한 식사를 하는 게 좋다. (이런거 보면 늙은이 다 된 듯) 그래서 신랑과 무조건 깨끗한 가게로 들어가기로 했다. 을지로에서 유명한 골뱅이집이면 더 좋고!
을지로 골뱅이 골목으로 들어서는 길. 골뱅이 가게가 쭉 모여있는 거 보면 이 골목이 맞는 듯 하다. 맞은편에도 골뱅이 가게가 몇 개 있었지만, 그 쪽은 직원이 나와서 직접 호객행위를 하는 걸 보고 유명한 곳이 아니겠거니 짐작했다. 원래 맛집은 호객행위 없이도 사람이 몰려드는 법이니까.
몇차례 골목을 돌다가 우리가 들어간 곳은 풍남골뱅이다. 홍보글 한번 찾아본 적 없지만 일단 실내가 다른 곳 대비 밝고 쾌적해보였고, 사람들도 가장 많았다. TV 모니터에서는 방송에 소개된 장면이 나오고 있고. 직업상 방송에 나온 가게들의 진실성을 다 믿지는 않는다. 그러나 여긴 왠지모르게 믿음이 갔다. 일단 골뱅이집 치고 깨끗해보이니 입장!
풍남골뱅이
가게 내부. 옛날 호프집 갬성이다. 왠지 서비스 뻥튀기가 한움큼 제공될 것 같은 술집 너낌. 우리가 들어가는 시간대에는 좌석이 다 차지 않아서 웨이팅은 없었다. 우리는 2인용 자리에 앉아 국내산 골뱅이, 맥주, 소주를 주문했다. 참고로 골뱅이는 국내산이냐 수입산이냐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주문을 하자마자 테이블에 서비스된 음식들. 한없이 들어가는 땅콩 한접시부터, 방금 만든 듯 뜨듯한 계란말이, 뜨끈한 오뎅국물이 서비스로 제공된다. 오뎅국물은 계속 리필이 되는 듯 하고, 계란말이는 공식적으로는 6,000원이다. 이렇게 서비스가 좋다니!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후한 인심이다.
클라우드와 진로소주. 오랜만에 둘이 밖에서 술 한 잔 하니 좋다. 소주는 살짝 언 상태여서 살얼음이 찰랑찰랑했다. 이런 술은 진짜 간만이다.
소주잔은 귀여운 하트모양. 시원한 소주를 한 잔 부어 마시니 술맛이 제대로다.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이렇게 마음에 들어도 되는건지!
국내산 골뱅이 / 29,000원
양념이 가득 묻은 골뱅이가 나왔다. 생각보다 골뱅이가 많이 들어있다. 골뱅이는 쫄깃쫄깃의 맥시멈. 식감이 제대로다. 거기에 매콤달달한 양념까지 가득 배어있어 진짜 맛있다.
골뱅이에 소면이 빠지면 섭하지. 소면은 별도로 주문해야 한다고 해서 추가 주문했다.
국수사리 / 3,000원
이거 안드셔보신 분 없길! 소면은 무조건이다. 골뱅이 만큼이나 너무너무 맛있다.
소면이 늦게 나와서 두 번이나 언제나오냐고 재촉했는데, 알고보니 그냥 흰 소면이 나오는 게 아니라 양념에 가득 묻힌 면이 제공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골뱅이랑 섞어도 간이 약해지지 않고 딱 좋았다.
계란말이가 맛있어 하나 주문했더니 그냥 서비스로 하나 더 갖다주신 직원분, 복받으세요! 두번째 계란말이는 더 촉촉하고 따뜻했다. 맛있었다 :-)
계산을 하고 나올 때 보니 어느새 가게는 꽉 차있다. 밖에도 대기줄이 한가득. 다른 골뱅이집은 대기가 없는데 여기만 대기줄이 있는 걸 보니 여기가 맛집은 맞나보다. 실제로 우리 입맛에도 잘 맞았다.
을지로 골뱅이 맛집을 찾는다면 <풍남 골뱅이>로 가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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