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페리뇽 빈티지 2003
좋은 일이 있던 어느날, 우리가 애지중지하던 기프티콘과 샴페인을 개봉하기로 했다.
신랑이 십년 전, 아니 그보다 훨씬 더 전에 미국에서 구입했다는 샴페인.
나는 술을 잘 모르지만 귀하고 좋은 술이라는 건 알겠다. 구글링을 해보면 다들 칭찬일색이다.
극단적인 기후조건으로 기록된 2003년, 거의 모든 와이너리에서 당시 제품 출시를 포기했지만, 돔 페리뇽은 위험을 감수한 시도로 귀한 결실을 맺었다. 이 때문에 `빈티지 2003`은 선보이기 전부터 와인 업계와 애호가들 사이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출처: 이데일리 "전문가도 기다린 샴페인, `돔페리뇽 빈티지 2003` 국내 첫선" |
좋은 일이 생기면 마시려고 아껴뒀다는데, 마침 이날 우리 부부에게 향후가 더 기대되는 좋은 일이 일어나서 샴페인을 뜯었다.
타이틀이 써있는 로고가 매우 근사하다.
오래되어서 그런지 마개 주변의 종이커버가 좀 삭았다. 사실 이때부터 술의 컨디션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부패나 부식이 보틀 안 샴페인에도 영향을 미친건 아닐까.
하지만 그건 기우였다. 상큼하고 맛있는 술맛이 입안에 한가득 느껴졌으니까!
술을 잘 모르는 내 입맛에도 환상적이었다. 너무 달지도 쓰지도 않으면서 포도향이 잔뜩 우러나오는 맛. 내가 마셔본 샴페인 중 단연 베스트였다.
신랑이 사놓았던 칵테일 잔에 샴페인을 따라 홀짝홀짝 마셨다. 둘이 수다떨며 마시다보니 어느새 샴페인의 반을 비웠다. 이렇게 좋은 날도 있으려고 이전에 그렇게 힘든 날이 많았었나? 술한잔에 마음이 여유로워진다.
남은 술은 스타퍼를 씌워 보관해두었다. 다음에 더 좋은 일이 생기면 또 개봉해서 마셔야겠다.
정말 환상적이었던 <돔페리뇽 빈티지 2003> 개봉 후기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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