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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군부부 세계 여행

[베트남/다낭] 우기에 떠난 2박 3일 다낭 여행기 - 프롤로그

by 멍군이네♥ 2019.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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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에 떠난 2박3일 다낭 여행기 - 프롤로그

 

베트남 다낭에 다녀왔다.

 

여행을 좋아해서 정말 많이 다녔는데도 막상 베트남 여행은 가 본 적이 없었다. 막연하게 베트남을 '뚜렷한 매력이 없는 소도시'라 생각하고 있어서일까. 하지만 갑자기 비행기를 타고 싶어졌을 때, 때마침 우리 둘 다 회사 업무가 약간 여유로워졌을 때, 이 기회를 틈타 어디든 주말 밤도깨비여행을 떠나자고 마음먹었을 때, 불현듯 베트남이 떠올랐다. 심지어 비행기 가격도 저렴했다. 그렇게 우리 부부는 전혀 준비 없이 베트남으로 떠나게 됐다.

 

비행기를 타기 하루 전날. 신랑이 날씨를 체크해보더니 우리가 베트남에 있는 삼일 내내 비가 올 것 같다고 했다. 부랴부랴 찾아보니 베트남은 지금 우기. 10월부터 11월까지는 비가 계속될 예정이란다. 하지만 우리는 어차피 다낭 여행을 거창하게 계획하거나 꼭 가보고 싶은 장소가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여행을 감행했다. 덕분에 습기 잔뜩 먹은 베트남을 구경할 수 있었다.

 

베트남은 우기라고 해서 하루종일 비가 내리지 않는다. 아주 맑은 하늘에서 갑자기 굵은 빗방울이 요란하게 쏟아지고, 30분 정도 지나면 다시 날이 갠다. 그래서인지 거리엔 우비를 쓰고 돌아다니는 현지인들이 많다. 오토바이를 탄 사람들도 대부분 우비를 쓰고 있다. 배수 시설이 잘 정비되지 않아서인지 비가 오고 나면 거리에 물이 찰랑찰랑 차 있지만, 그 찝찝함을 제외하면 우기인 10~11월 베트남 여행도 그럭저럭 해볼 만한 것 같다. 아직 환경이 깨끗해서인지 베트남 날씨는 매우 정직하다. 먹구름이 끼면 맑은 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진다. 비가 그냥 떨어지는 게 아니라 무섭게 온다. 구름이 사라지면 비가 거짓말처럼 그친다.

 

베트남은 생각보다 여행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지 않았다. 공항버스는 물론이거니와 대중교통도 없다. 볼거리도 많지는 않다. 기껏해야 유럽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바나힐, 오밀조밀 볼거리가 모여있는 시내투어정도일까. 이동은 택시나 그랩으로 해야 한다. 음식점도, 마사지나 스파도 한인들이 만들어놓은 관광용 가게가 대부분이다. 요즘 일본여행을 가지 않는 한국인들이 베트남에 몰린다고는 하나 태국에 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래도 또다시 다낭에 오고 싶은 이유는 뭘 시켜도 맛있는 음식 때문. 게다가 사람들도 친절하고, 물가도 저렴하다. 이렇게 맘 편히 룸서비스를 시켜 먹을 수 있는 곳이 많지는 않으니까!

 

[베트남]

-      우리나라와 같은 220V 전압 사용

-      화폐 단위 : 동 *1,000원 = 약 200,000동

-      사계절 따뜻하나 10~11월은 우기

-      아시아 국가 중 4번째 최빈국(2018 GDP 기준)

-      전세계 2위 커피 생산국

 

[다낭]

-      바다와 면한 휴양지, 최근 국내 인기 여행지로 급부상

-      국제공항에서 시내까지 택시로 약 20분 소요(택시비 14,000~15,000원 선)

 


우리 부부가 타고 간 아시아나 비행기. 기체가 매우 작았다.

사실 이번 비행기 예약엔 작은 에피소드가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이코노미를 결제하고 며칠이 흐른 뒤 비행기표를 검색해보니, 비즈니스 유상발권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했다. 인당 50만원 정도면 베트남 비즈니스를 예매할 수 있었던 것. 4시간 40분 정도 소요되는 비행거리를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면 그정도 가격이야 얼마든지 더 낼 수 있었다. 깜짝 놀라 비즈니스로 표를 바꾸고자 했지만, 표를 바꿀 경우 변경 수수료만 인당 거의 20만원이었다. 우리가 아무리 비즈니스를 선호한다해도 항공사에 애꿎은 수수료 40만원을 줘가면서 타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비즈니스를 포기했다. 다음엔 비즈니스 티켓부터 찾아야 하나. 솔직히 이렇게까지 비즈 유상발권 가격이 저렴한지는 몰랐다.

 

그런데 비행기를 타고 보니 비즈니스 좌석이 매우 좁아보였다. 기체가 작아 당연히 누워 갈 수 있는 풀플랫은 아니고, 딱히 수납공간이 더 있지도 않았다. 기껏해야 기내식이 다르게 나오는 수준일까. 덕분에 아쉬운 마음이 줄었다.

우리는 이코노미 12 중간쪽에 앉았다. 우리 옆에 있는 아저씨도 딱히 화장실에 가거나 자주 움직이는 분이 아니었고, 기체가 작아서인지 기내식 등 서비스도 빨리빨리 제공됐다. 다리가 붓는 걸 제외하고는 딱히 불편한 점이 없었다. 덕분에 편하게 이동했다.

 

 

다낭공항. 1등으로 나온 짐을 찾고 유심을 구입해 그랩 앱을 깔았다. 미국에 우버가 있다면 동남아엔 그랩이 있다. 심지어 베트남 그랩은 그랩카 뿐 아니라 현지 택시도 포용하는 상생 모델이다. 우리는 그랩으로 택시를 불러 우리 리조트까지 이동했다. 보통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차로 20분 정도 소요된다. 우리는 리조트까지 30분 정도 걸렸다. 금액은 28만동+통행료. 

참고로 그랩 택시든 그냥 택시든 '미터'를 꺾고 이동하는 차를 타야 사기를 당하지 않을 수 있다. 우리는 몇 번 미터기 꺾지 않은 택시를 탔는데, 엄청나게 과한 사기까지는 아니었어도 미터로 꺾은 가격보다 비싼 금액을 지불했다. 비싼 금액이라 해봤자 3000-5000원 수준이라지만, 쌀국수 한 그릇에 1700원, 최저임금이 1500원 수준인 나라에선 상당히 높은 금액이다. 베트남은 흥정의 나라란 이야기를 익히 들었으나 여전히 이런 문화는 적응이 되지 않는다.

 

우리의 리조트인 '그랜드브리오 오션리조트(grandvrio ocean resort)'. 스파 포함 룸이 저렴한 편이라 예약했으나 알고 보니 일본 계열이었다. 이 시국에 일본 계열 리조트에 묵는 것이 영 껄끄러웠다. 하지만 이미 예약한 걸.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리조트는 깔끔하고 친절했으나 아쉬운 부분들이 꽤 있었다. 재방문 의사는 0%. 여기가 별로여서라기보다는 이왕이면 다른 곳을 이용해보고 싶어서!

 

첫날 다낭 시내 레스토랑에서 먹은 베트남 음식들. 여행책자에는 양이 적지 않으니 1인 1메뉴가 충분하다고 적혀있었으나 웬걸, 우리는 2인 5메뉴를 클리어해버리고 말았다. 배가 고프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음식이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이래서 쌀국수 먹으러 베트남 간다는 말이 나오나?

 

베트남 여행의 필수 방문 코스인 콩카페. 이미 한국에도 지점을 냈지만 베트남 현지에서 꼭 한 번 방문해보고 싶었다. 여기서 마신 코코넛 커피도 기대 이상이었다. 프라푸치노처럼 잘게 갈은 얼음이 위에 올라가있었고, 적당히 달면서 고소한 맛이 났다. 괜히 사람들이 몰리는 게 아니다. 

 

 

다낭은 볼거리가 많지 않다. 한국인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인프라나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있지 않아 시내+호이안+바나힐 정도가 투어 코스의 대부분이다. 시내도 딱히 볼거리가 없다. 그중에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 중 하나가 바로 핑크대성당이다. 낮에 본 핑크대성당도 아름다웠지만 개인적으로는 밤의 성당이 더 멋져보였다.

 

 

1일 1마사지는 내 나름대로 세운 동남아 여행 원칙. 이번 베트남 여행에선 1일 2마사지에 도전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스파는 핑크대성당 맞은편에 있던 핑크스파다. 외관과 내부 모두 핑크색이라 여심을 사로잡았고, 마사지는 압이 가장 셌다. 가격도 2~4만원 대로 저렴한 편. 한국말 잘하는 직원들도 매우 친절했다. 참고로 더운 시간대에 마사지를 예약하니 에어컨 아래서 시원하게 쉴 수 있어 좋았다. 자고로 마사지는 날씨가 좋지 않은 시간대에 받는 게 최고다.

 

 

베트남까지 와서 롯데마트를 갈 줄은 몰랐지만, 쇼핑하기 좋다는 글을 많이 봐서 방문했다. 베트남 선물 리스트들은 여기서 거의 다 구입했다. 특히 G7커피, 다람쥐똥커피 등 커피류가 워낙 많았다. 문제는 선물용 쇼핑 아이템이 다라는 것. 유별나게 사람이 없는 과일코너에서 망고를 구입했더니 대부분이 쉬거나 맛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나중에 한시장에서 산 망고가 훨씬 맛있었다.

 

다낭 시내 근처에 자리한 놀이공원 ‘아시아 파크(Asia Park)’. 원래는 바나힐을 갈 예정이었으나 바나힐에서 비가 쏟아지면 엄청 고생할 것 같아 아시아 파크로 일정을 대체했다. 큰 기대는 없었다. 그냥 대관람차를 타고 나올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 곳은 우리 부부에게 큰 만족감을 안겨줬다. 일단 입장료가 매우 저렴했고 놀이기구도 꽤 많았다. 한국관, 일본관, 중국관 등 아시아 주요 국가 나라별로 공간 테마를 꾸며 볼거리도 많았다. 관람차 위에서 본 야경도 굉장히 아름다웠다. 그리고 사람이 많지 않아 한가로웠다.

비가 갑자기 30분째 내리면 우리는 실내 무료 게임장이나 범퍼카, 카페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비가 그치면 물기 있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비가 와도 놀이기구는 운영한다. 미끄러워 스릴도 두 배! 다낭 여행 계획을 짜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

 


 

 우기여도 즐거웠던 베트남 여행. 너무나도 저렴한 물가에 놀라고, 아시아 네 번째 최빈국임에도 최근 가파른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는 점에 또 한번 놀랐던 곳. 이제 프롤로그를 끝내고 본격 여행기를 포스팅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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