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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군부부 세계 여행/2022 가을, 유럽

(2022.10 가족여행 w/임산부) 파리 day2, 루브르 박물관 야간개장 입장(feat.최악의 가이드투어) +우버 이츠로 프랑스식 디너 주문

by 멍군이네♥ 2022.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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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군이네 진짜 리뷰 - 루브르 박물관 야간 개장 + 우버이츠로 프랑스식 디너 주문


파리 여행 둘째 날.

오전에 아침 일찍 일어나 베르사유궁전을 방문했더니 우리 가족 모두 체력이 바닥나버렸다.

 

숙소에서 대자로 누워 휴식을 취하면서, 이대로 쭉 쉴까 아니면 이미 예약한 루브르 박물관 야간투어에 참석할까 백번 고민했다. 솔직히 너무 피곤해서 여행이고 뭐고 잠만 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인당 5만원이란 거금을 주고 투어 업체에 예약해둔데다, 파리에 왔는데 루브르 박물관을 빼먹을 자신은 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오후의 일정을 감행하기로 했다. 


루브르 박물관 야간개장일은?

 

루브르 박물관은 원래 9시부터 6시까지만 운영한다. 하지만 매주 금요일에는 야간에도 운영한다는 사실! 

루브르는 워낙 관광객이 몰리는 장소라 아침 일찍 가지 않는 이상 거대한 인파에 밀려 작품 하나 제대로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야간에 입장하면 사람이 상대적으로 덜 붐벼 한산하게 박물관을 구경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야간개장일인 금요일에 맞춰 루브르 박물관을 들를 수 있도록 일정을 잡았다.


국내 여행사 유료 가이드투어 후기(feat. 실망 그 자체)

 

루브르를 자유롭게 둘러볼까 하다가 워낙 작품이 많아 되레 허둥댈 것 같아서 여행업체에서 가이드투어를 예약했다. 인당 5만원을 주고. 우리 가족은 4명이니까, 가이드 투어를 듣기 위해 20만원을 쓴 셈이다.

원래 투어비가 이렇게 비쌌나? 프라이빗 투어는 아니고 단체 투어여서 그나마 저 가격이지, 프라이빗 투어는 훨씬 더 비싼 것 같더라. 

 

그런데 결론부터 얘기하면, 가이드투어는 실망 그 자체였다.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20명 정도 되는 그룹이 모여 다같이 입장하는 것까지는 물론 좋았다. 가이드가 물품보관소도 알려주고, 화장실 위치도 알려주고, 줄을 덜 서는 입장루트도 알려줘서 편했다. 그런데 웬걸. 가이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수신기가 영 말을 안들어서 얘기를 거의 다 놓쳤다.

그룹이 스무명 쯤 되니 가이드 옆에 딱 붙어 다니기 어려운 상황인데, 가이드와 조금이라도 멀어지면 소리가 안들린다..

가이드 옆에 딱 붙으면 또 크게 들리다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5걸음 정도) 또 안들린다..

 

사람들이 안들린다고 항의를 하자 가이드가 회사에 연락을 했고, 다른 가이드가 새 수신기(?)를 가지고 왔다. 하지만 이 때는 이미 투어가 반 이상 지난 시간이었기 때문에, 앞부분 내용은 다 놓친 후였다.

그리고 뭣보다 콘텐츠! 콘텐츠의 퀄리티가 그닥 좋지 않았다. 주요 작품들을 얕고 넓고 재밌게 설명해주기보단, 소수의 작품을 깊게(?) 설명해주는 방식이어서, 구경은 몇 점 하지도 못했다. 급기야 우리 가족 중 일부는 그냥 혼자 구경하는 게 낫겠다면서 그룹을 일탈했다. (같이 일탈할 걸..)

 

결국 업체에서 거듭 사과하고 투어가 마무리되었지만, 솔직히 별로 좋지도 않은 퀄리티의 콘텐츠로 5만원씩이나 받아가면서 들리지도 않는 수신기를 나눠주는 것은 사기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날의 경험을 토대로 바티칸 등은 아예 투어를 끼지 않고 우리 가족끼리만 우리 페이스에 맞춰 다녔는데, 결론적으로 훨씬 만족스러웠다. 


루브르 박물관 야간개장 투어

 

루브르 박물관 야간투어에 참석하기 위해 쭐레쭐레 박물관 앞으로 걸어갔다. 저녁 6시정도 된 시간인데, 관광객들이 이미 많이 빠져나갔는지 박물관 앞은 비교적 한산했다.

거대한 피라미드는 언제 봐도 경이롭다. 자연물도 아니고 인공물일 뿐인데, 파리의 상징이어서 그런지 항상 새롭고 신기하고 그렇다. 내가 여기, 이 곳 파리에 있다는 것도 거듭 실감나고. 

피라미드 아래쪽에 박물관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는데, 가이드가 이 곳이 입장 줄이 적은 곳이라고 얘기해줬다. 예전에 루브르박물관에 입장할 땐 정말 아침 일찍 갔어도 한참 줄을 섰던 기억이 난다. 그 때에 비하면 확실히 입장줄이 짧았다.

니케의 '날개'! 나이키의 모델이 된 그 유명한 작품이다. 어렸을 때 미술책에서 한 번쯤은 봤을 작품. 실제로 가까이에서 보면 옷 한 올, 날개 한 쪽의 표현이 매우 섬세해서 놀랍다. 

 

이 니케를 중심으로 좌측, 우측에 길이 있는데 우리 그룹은 좌측부터 쭉 둘러봤다. 이런저런 작품 설명을 해줬으나 하나도 들리지 않아 시각적으로 인상깊은 작품들만 사진 촬영을 했다. 이럴거면 그냥 시간 좀 더 내서 미리 공부해올걸 -_-

여러 인물의 그림이 걸린 장소에서 사진도 한 장 찍었다. 베르사유 궁전에 있는 거울의 방 못지 않게 화려한 공간이다.

 

모나리자가 걸린 공간은 역시나 사람이 엄청 많았다. 가까이에서 작품을 감상하려면 줄을 서야 하는데, 그래도 15년 전에 방문했을 때보단 줄이 매우 빠르게 줄어 볼만 하더라. 작품 자체가 멋지다기보다는 그냥 내가 이 작품 앞에서 직접 작품을 보고 있다는 그 사실 자체가 놀랍다. 

 

보고 싶은 작품은 매우 많았지만 볼품없는 가이드투어때문에 다 망쳐버리고, 중간에 "우리는 끝까지 투어를 듣지 못하겠다. 남은 시간은 우리끼리 여행하겠다"고 얘기한 뒤 빠르게 루브르 투어를 끝냈다. 가족들 모두 참 아쉬워하셨다. 그토록 기다리고 기대했던 루브르 박물관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시간을 날려버리다니.

그래도 모나리자를 봤다는 것에 각자 위안을 하며, 잡히지 않는 우버를 겨우 골라잡고 숙소로 돌아왔다.


파리에선 "에스까르고"도 배달 주문 됩니다! 맛있는 프랑스식 디너도 배달로 OK

 

원래 이날 저녁엔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에스까르고를 먹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오전엔 베르사유, 오후엔 루브르 투어를 하면서 우리 가족의 몸이 모두 매우매우 지쳐버린 상황이어서 레스토랑 방문 일정은 일찌감치 접어버렸다. 대신 프랑스에 왔는데 에스까르고는 먹어야한다며 신랑이 급 우버이츠로 근처 별점 높은 음식점에서 배달 음식을 몇 개 시켰다. 역시 유구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에서도 배달음식산업이 엄청 발달했나보다. ㅎㅎ

짜잔!

치킨시저샐러드, 트러플 감자튀김, 에스까르고, 버거, 크림브륄레. 샐러드나 버거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싱싱하고 가성비도 좋은 느낌이다. 게다가 감자튀김은 얼마나 튼실한지. 

크림브릴레도 디저트 치고 크기가 큰 편이고, 감자튀김에 곁들여 먹을 소스도 우리나라처럼 플라스틱에 조금 담아주는 게 아니라, 잼 통 하나가 그냥 배달된다. 이정도면 높은 배달비 따위 아깝지 않음!

 

심지어 맛도 너무너무 훌륭하다. 버거의 패티에선 육즙이 흐르고, 에스까르고는 특유의 고소한 맛이 입안에 감돈다. 디저트로 먹을 크림브륄레도 상상 이상임. 이정도면 아쉬운대로 파리 맛집 방문 미션은 클리어했다. 장소가 어디든, 맛있는 음식과 가족만 있으면 되지 뭐!

숙소 근처에서 구매한 토마토와 사과를 씻어 후식으로 먹으면서 고되지만 행복하고 즐거웠던 하루를 되돌아봤다. 극기훈련보다 빡센 일정이었지만, 다들 몸과 마음이 매우 지쳐있는 상태였지만, 그래도 그 자체가 웃음거리가 될만큼 행복한 밤이었다. 

 

다음날 오후에 스위스로 넘어가야 해서 사실상 이날이 파리에서의 마지막 저녁 시간이었다. 힘들게 여행하고 배부르게 먹으니 엄청나게 잠이 쏟아졌지만, 그 최악의 컨디션으로 우리 가족은 또 열심히 짐을 쌌더랬다. 이정도 되면 여행이 아니라 전지훈련인 듯..ㅋㅋ 

 

이후 일정은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진다.

 

참, 가이드투어는 부분 환불을 받았다. 그래도 여전히 빡침. 그정도의 퀄리티라면 한 명 당 만원 씩만 받아도 족하다.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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