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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군부부 출산&육아기

[출산 후기] 2편: 서울성모병원 박인양 교수님 제왕절개 입원+출산 후기(2/2) 긴글 주의 :)

by 멍군이네♥ 2023.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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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군이네 진짜 리뷰 - 서울성모병원 박인양 교수님 제왕절개 입원+출산 후기


첫번째 포스팅은 아래 링크 참고!
https://munggunfam.tistory.com/587

 

[출산 후기] 1편: 서울성모병원 박인양 교수님 제왕절개 입원+출산 후기(1/2)

멍군이네 진짜 리뷰 - 서울성모병원 박인양 교수님 제왕절개 출산 후기 예쁜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났어요! 드디어! 열 달 동안 소중히 품은 마이 베이비가 건강히 세상 밖으로 나왔다. 몇 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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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절개 시 근종 제거

 

임신 기간동안 내 뱃속에는 근종이 하나 있었다. 제왕절개 수술을 할 때 근종도 같이 제거하고 싶어서 교수님께 강하게 말씀드렸더니, 교수님께서 근종 제거는 수술 시 상황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하셨다. 
사실 별로 기대는 안했다. 내 근종 위치가 떼어내기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데 제왕절개의 대부라고 불리시는 박 교수님은 수술하시면서 근종까지 말끔하게 제거해주셨다. 심지어 수술할 때 떼낸 근종을 직접 보여주심. "이게 근종이에요"라고 하시는데, 색깔이 너무 적나라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보통 서울성모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하면 4박 5일 간 입원을 한다. 하지만 나처럼 근종을 제거하거나, 다른 이슈가 있는 경우에는 입원 일수가 하루 더 늘어나 5박 6일이 된다. 우리 부부도 5박 6일 입원하게 됐고, 근종 제거까지 같이 했기에 몸에 고인 피를 빼주는 피주머니까지 몸에 달았다. 안그래도 링겔 선때문에 몸을 움직이기 힘든데, 고통을 줄여주는 페인버스터에 피주머니까지 몸에 주렁주렁 달려있으니 너무 답답하고 아팠다.


제왕절개 수술 직후

 
하반신 마취를 했기 때문에 12시간 동안 고개를 들면 안된다길래, 나는 딱딱한 침대에 꼼짝없이 누워만 있었다. 

 

간호사가 내 엉덩이 쪽에 커다란 오로패드를 두 장 깔고는 "1시간마다 오로패드를 갈아달라. 만약 1시간 안에 패드 한 장이 피로 물들면 얘기해달라", "배를 주기적으로 눌러보고 만약 배가 말랑말랑한 상태로 유지되면 얘기해달라"고 했다. 
이 때부터 신랑은 내 기저귀패드와 배 상태를 주기적으로 관찰하기 시작했다. 기저귀패드에 얼마나 빨리 피로 젖는지, 배가 얼마나 딱딱한지.
다행히 나는 피가 많이 늘어나지도 않고 자궁도 잘 수축되어서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침대 시트와 기저귀패드가 내 몸에서 배출되는 엄청난 피로 가득 물들어있더라. 정말 소름돋을 정도였다. 신랑이 처음 피를 봤을 때 얼마나 놀랐을까 싶었다.
 
이후 일정은 간단하다. 간호사가 5~6시간 정도마다 주기적으로 방문해서 진통제를 링겔을 통해 정맥으로 주입하고, 자궁수축주사를 엉덩이에 맞힌다. 그런데 이 자궁수축주사가 겁나 아프다. 내가 웬만하면 아프다는 얘기를 잘 안하는데 이 자궁수축주사는 와.. 맞을 때마다 너무 괴로웠음. 간호사도 "이 주사는 좀 아파요"라면서 안타까워하심.
 
저녁에 박교수님이 회진을 도셨다. "수술은 잘 되었다. 내일부터는 많이 걸어야 한다. 방귀가 배출되어야 음식도 먹을 수 있다. 통증이 있을 때마다 아낌없이 무통주사 버튼을 눌러라"라는 교수님. 
교수님이 나가시기 무섭게 약간의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내 몸엔 페인버스터와 무통주사, 이렇게 두 가지 진통제가 들어가고 있는데, 페인버스터는 알아서 몸으로 주입되고, 무통주사는 한 번 버튼을 누를 때마다 10분 정도 효과가 있다. 이 무통주사가 나랑 안 맞는 건지.. 누르면 덜 아프긴 한데 약간 몽롱해지고 잠이 쏟아졌다.


수술+1 day 일정

 

04:00 채혈, 수술복에서 입원복으로 환복
07:30 소변줄 제거
08:10 일어나서 병원 복도 걷기 시도
11:50 첫 소변
12:00 첫 아기 면회
22:00 방귀(가스)

 

소변줄 제거는 많이 아프지 않았다. 그냥 불편한 정도?


밤새 너무 불편하고 아파서 잠을 잘 못 잤다. 일찍 잠도 깼겠다, 소변줄도 뺐겠다, 천천히 일어나서 복도를 걸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처음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부터 난관..ㅠㅠ 배가 너무 아프다. 남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40분이 걸리진 않았지만 한 5분은 낑낑댄 것 같다.
그래도 허리를 한 70도 정도 굽히고 천천히 복도를 두 바퀴 돌았다. 산부인과 복도에는 나처럼 허리 굽히고 걷는 산모들이 정말 많다 ㅋㅋ

첫 소변 볼 때는 당연히 아팠다. 그런데 엄살쟁이인 나도 참을만한 고통이었다.

 

서울성모병원 신생아실 면회 시간은 12:00-13:00시, 19:00-20:00시. 엄마나 아빠 중 한 명만 가서 아기를 10분간 볼 수 있다.

처음으로 면회실에 가서 아가를 만났는데.. 너무나도 작고 소중해서 눈물이 주륵주륵 났다. 내 배에서 저 소중한 생명이 자랐다니 믿을 수가 없다. 갑자기 모든 사람들이 소중해보이고 이 세상이 달리 보이는 기분..❤️

 

나는 혹까지 제거해서 그런지 가스가 나와야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틈나는대로 걷긴 했는데 남들처럼 막 복도를 20바퀴씩 걷진 못함.. 한 10바퀴 걸었나.


밤 10시에 드디어 가스가 나왔다. 이제 밥을 먹을 수 있다! 간호사쌤은 다음날 미음, 죽, 밥 순서대로 나올거라고 하셨다.


수술+2 days 일정

 

15:00 수술 부위 드레싱
17:00 철분 주사(정맥)
22:00 링겔 제거

 

오후에 수술 부위 드레싱을 했다. 여자 전공의가 처치실에서 소독해주고 복부초음파까지 진행했는데, 아픈 곳을 자꾸 꾹꾹 눌러대서 너무 괴로웠다. 

 

드레싱은 좀 따끔따끔하고 우리한 통증이 있다. 복부초음파도 마찬가지. 하지만 금방 잊을 수준이다.
혈액 검사 결과 철분이 부족하다고 해서 정맥으로 철분주사를 맞았다. 어차피 링겔을 통해 맞는거라 아프진 않다.

이때까지 링겔을 통해 무통주사를 정맥으로 맞고 있었는데, 이제 무통주사도 딱히 누르지 않고 있고 링겔 선이 너무 거추장스러워서 링겔을 제거하기로 했다. 
마침 이 날은 링겔 주사바늘 위치를 바꾸는 날이라더라. 무통주사 몇 번 더 주입하겠다고 저 두꺼운 링겔바늘을 다른쪽에 꼽긴 싫어서 과감히 링겔+무통주사를 제거해버렸다. 참. 페인버스터는 일찌감치 다 썼다. 사실 페인버스터가 작동하기 때문에 덜 아픈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플라시보였네..ㅋㅋㅋ


수술+3 days 일정


아침에 수간호사가 자리로 와서 수술 부위의 실밥을 제거해줬다. 내가 워낙 엄살이 심해서 아플까봐 벌벌 떨었는데, 실밥 제거할 때 느낌이 거의 없었다. 자궁수축억제제 엉덩이주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님! 페인버스터도 제거했는데, 정말 느낌이 1도 없었다.

곧이어 박인양 교수님이 오전 회진을 오셔서 상처 부위에 리퀴밴드를 발라주셨다. 한 시간 뒤부터 샤워가 가능하단다. 올레!
그런데 문제는.. 몸 속 깊은 곳에 박혀있던 피주머니를 제거할 때 너무 소름돋게 아프고 끔찍했다! 나도 모르게 “으으으윽” 이러면서 소리를 꽥 질러버림.. 와씨 나 이렇게 아플 줄이야 ㅜㅜ


내가 소리를 지르니까 박 교수님이 “보통 이걸 제일 불편해하신다”며 위로해주셨다.

한 시간 후 샤워를 하고 개운한 몸으로 아가를 보러 갔다. 주렁주렁 달고있던 주사를 제거하니 너무 편했다.

복도를 걸을 때도 허리를 예전보단 좀 펼 수 있게 되었고, 아가한테 모유 수유를 시도할 때도 팔이 훨씬 자유로워졌다.

수술 +4days

 

드디어 퇴원일!
아침에 부지런히 진료비도 납부하고 필요 서류도 받은 다음 10시 반에 아기를 받으러 신생아실로 갔다.

 

신생아실 선생님들이 우리가 미리 드린 속싸개, 배냇저고리, 겉싸개를 입혀주셨더라. 작고 소중한 아가를 받아 바구니 카시트에 태우고 조심조심 병원 지하로 내려갔는데, 완전 살얼음판이었다. 이 세상에 태어난지 고작 4일 된 작은 아기가 행여나 다칠까 싶어 엄청 조심조심 움직이고 차에 태웠다❤️


교수님이 엄청 실력자이신데다 인품까지 좋은 분이라는 후기가 굉장히 많았다. 그래서 어렵사리 진료 예약을 잡고 수술까지 했는데.. 직접 경험해보니 더 잘 알겠다. 교수님이 한없이 좋은 분이라는 것을!

진료를 받을 때는 내가 궁금해할 만한 사항들을 먼저 상세하게 설명해주시고, 확실하게 디렉션을 주시는 부분이 참 좋았다.
그런데 출산까지 하고 나니 교수님은 환자 일상에 관심도 보이시고, 환자가 두려움에 떨지 않도록 항상 따뜻한 얘기를 해주시는 분이었다. 수술 실력이야 말할 것도 없고!


내가 걱정하던 근종도 제거해주시고 수술 전후에도 항상 마음써주셔서 여러모로 감사하다. 의사라는 직업은 사람을 고치고 살리는 고귀한 일이라 존경받아 마땅하지만 요즘엔 본질이 흐려지고 의사=돈&명예&장가잘감 으로 치환되는 분위기인데, 교수님은 여전히 실력과 인성으로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좋은 분이다.
만약 제왕절개에 근종 제거까지 생각하는 분이라면, 혹은 고위험 산모라면, 박인양 교수님께 찾아가보시길 :)

다음 포스팅에선 1인실 이용후기와 병원 준비물 등을 정리해보겠다.

 

https://munggunfam.tistory.com/591

 

[출산 후기] 3편: 서울성모병원 1인실 이용 후기+제왕절개 수술 준비물

멍군이네 진짜 리뷰 - 서울성모병원 1인실 이용 후기+제왕절개 수술 준비물 제왕절개 수술 후기 포스팅은 아래 글 참고 부탁드리며, 이번 포스팅에서는 기억을 더듬어 서울성모병원 1인실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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