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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군부부 국내 여행/2020 가을, 제주

우연히 발견한 제주 알짜 흑돼지 맛집, 산방산 근처 <만복흑돼지>

by 멍군이네♥ 2020.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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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군이네 진짜 리뷰 - 제주 산방산 근처 흑돼지 맛집 <만복흑돼지>


이번 제주 여행의 컨셉은 '계획 없음'이다. 우리 부부는 요즘 직장에서 너무 시달렸기 때문에 제주에서만큼은 푹 쉬기로 했다. 아무 여행계획을 세우지 않고 발길 닿는대로 움직인 것도 그 때문이다.

 

계획없는 여행을 할 때는 운이 굉장히 중요하다. 사전조사가 없이 돌아다니는만큼, 운이 없으면 맛없거나 불친절한 곳을 마주하기 십상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제주여행은 운이 좀 따라줬다. 우연히 찾아간 흑돼지 음식점이 친절하고 맛있는, 알고보니 평까지 좋은 맛집이었으니까.


만복흑돼지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로 53

 

 

숙소에서 차로 20분 정도 달렸을까. 흑돼지집에 도착했다. 저녁시간을 비껴가서인지 코로나 여파인지 가게는 한산했다. 가게 바로 앞에 차를 댔더니 귀여운 강아지 두 마리가 호기심어린 눈으로 우리를 바라봤다. 이 가게에서 키우는 강아지인 모양이다. 짖지도 않고 예쁜 눈망울로 쳐다봐서 사랑스러웠다. 비록 만져보진 못했지만.

밖에 있는 테라스 자리에서 식사할 수도 있지만, 바람이 차고 벌레가 있을 것 같아 가게 안쪽에 자리를 잡았다. 가게 평수가 꽤 넓다. 좌식과 테이블석이 모두 있으니 회식장소나 단체관광객이 머물기도 괜찮을 것 같다. 우린 소박한 두식구라서 테이블석 한켠에 앉았다.


"만복흑돼지 메뉴"

메뉴는 흑돼지 목살, 삼겹살, 양념갈비 위주. 갈비탕이나 국수류도 있다. 고르기 쉽도록 세트구성도 되어있다. 위는 작지만 식탐이 많은 우리는 세트를 주문해서 종류별로 고기를 맛보려다가, 어차피 다 못먹고 남길 것 같아서 흑돼지 오겹살만 2인분 주문했다. 둘다 음식욕심이 있다보니 이렇게 우리 부부 중 한 명이 제동을 걸어줘야 적당히 주문할 수 있게 된다. 


"만복흑돼지 시식 후기"

주문과 동시에 밑반찬이 서빙됐다. 다른 반찬보다도 유자의 새콤달콤한 맛이 가득한 샐러드가 인상적이었다. 맛이 강렬했다. 고기를 먹기도 전에 이렇게 맛이 진한 샐러드를 먹는 건 살짝 부담스러웠지만, 직접 만드신 메뉴인 듯해 왠지모를 정성(?)이 느껴졌다. 프랜차이즈 흑돼지집에선 찾아볼 수 없는 갬성이 있어보였달까.

흑돼지와 멜젓이 불판 위로 올라갔다. 뭐니뭐니해도 흑돼지의 짝꿍은 멜젓이다. 이 조합은 정말 최고다. 왜 서울에선 제주의 이 멜젓맛을 유사하게 흉내내는 곳이 없을까? 갈색의 멜젓을 보자마자 군침이 돌기 시작했다. 

고기와 함께 제공된 양파, 감자, 호박을 불판에 올리니 직원분이 고기와 야채를 같이 구워주셨다. '드셔도 됩니다'라는 이야기가 떨어지기 무섭게(!) 상추에 고기와 파절임을 올리고 멜젓을 잔뜩 바른다음 시식 시전!

크~ 역시 최고다. 이렇게 식감이 탱글탱글 쫀득쫀득하고 맛이 고소해도 되는건가요? 너무너무 맛있다. 이 맛에 제주도 오지!

 

고기를 멜젓에 찍어먹어도, 파절임이랑만 먹어도, 쌈장과 같이 먹어도 너무너무 맛있다. 고소함도 역대급이다. 우리 부부는 맛있다는 이야기를 연발하며 게눈감추듯 고기를 먹어치웠다.


"시원한 팥빙수가 서비스"

불판에 있는 고기를 모두 비우고 나니 적당히 배가 불렀다. 역시 세트로 주문하지 않길 잘했다. 우리 배는 딱 이정도의 고기양을 소화시킬 수 있는 수준이니까. 

배를 두드리고 있는데 직원분이 팥빙수를 가져다주셨다.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란다. 먹어보니 요즘 파는 팥빙수보다는 옛날에 집에서 만들어먹었던 팥빙수와 맛이 굉장히 유사하다. 얼음도 잘게 갈리기보다 덩어리째 갈려있고, 달달한 패션후르츠와 연유가 듬뿍 들어가있고. 선 고기 후 빙수라니. 원래 우리는 후식으로 바로 옆에 있는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을 예정이었는데, 빙수를 주신 덕분에 입가심까지 완벽하게 해결했다. 그리고 막판엔 '만복흑돼지'라고 써있는 귀여운 양말까지 선물로 받았다(이 양말은 다음날 아주 요긴하게 썼다). 


맛좋은 고기에 깔끔한 빙수 입가심이 있는 고기집. 서비스도 친절하고 주차도 편한 고기집. 우연히 들른 곳에서 우리는 꽤 괜찮은 식사를 마쳤다. 다음에도 산방산 근처에 있는 흑돼지 집을 찾는다면 고민없이 이 곳을 찾겠다.

 

프랜차이즈 흑돼지 음식점에 질리셨다면,

산방산 근처에 위치한 로컬 음식점을 찾으신다면

<만복흑돼지>에서 한 끼 즐겨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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