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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군부부 솔직 리뷰/맛집, 푸드 리뷰

<연남동 펠른> 커피-디저트 페어링 3코스, 맛도 분위기도 아주 칭찬해

by 멍군이네♥ 2021.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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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군이네 진짜 리뷰 - 연남동 펠른 디저트 페어링 코스 후기


우연히 잡지를 보다가 디저트를 3코스로 제공하는 곳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장소는 연남동에 위치한 커피바 펠른. 애피타이저-본메뉴-디저트로 구성되는 일반 코스요리와 같이, 커피와 디저트를 페어링해서 3코스로 제공한단다.
커피를 사랑하고 디저트를 애정하는, 코스요리는 더더욱 좋아하는 나는 잔뜩 흥분해서 짝꿍에게 당장 가자고 난리를 쳤다. 그런데 전화를 걸어보니 이미 예약이 꽉 차서 가장 빠른 예약가능시간이 한달 후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세상에, 이렇게 인기가 많단 말이야?
결국 우리는 정확히 한달 후에 펠른을 방문했다. 이번 포스팅은 달콤한 디저트에 행복했던 그날의 기록이다.



연남동 펠른

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동504-50

디저트-커피 페어링 3코스 / 인당 43,000원


펠른, 분위기 좋은 커피바(bar)

우리가 예약한 시간은 7시. 예약 시간보다 이른 6시 반쯤 커피바에 도착했다. <펠른>이라고 쓰인 은색 간판이 매력적이다. 사진으로 보이는 저 곳이 카페가 맞나? 싶어서 의아해하던 찰나, ‘페어링 코스를 이용하시는 분은 옆쪽 코너로 와달라’는 문구를 발견했다. 옆쪽에도 가게가 있나?

같은 건물의 옆쪽으로 코너를 돌아 걸으니 비로소 커피바다운 모습이 눈에 보였다. 사실 커피바라는 이름은 굉장히 생소하다. 카페야 바야, 아니면 둘다 섞은거야. 그런데 흘끗 공간 안쪽을 들여다보니 이제 알겠다. 여긴 정말 말그대로 커피를 즐기는 바(bar)다. 단지 주류가 아닌 커피가, 안주가 아닌 디저트가 나오는 것 뿐. 길다란 바테이블과 소믈리에같은 바리스타만 봐도 공간의 컨셉이 한몸에 와닿는다.

30분 전 방문했을 때는 전타임 사람들의 코스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었고, 20분 전 방문했을 때는 바리스타가 코스는 끝났지만 준비중이니 밖에서 대기해달라고 했다. 우리는 10분 전쯤 입장할 수 있었다.


인당 43,000원으로 즐기는 디저트 페어링 3코스, 맛도 구성도 매력적

입장을 하는 순서대로 앉고 싶은 자리를 선택한다. 우리는 바리스타의 제조가 잘 보일법한 곳으로 자리를 잡았다. 나는 지하 공간을 싫어하는데 여긴 퀴퀴한 지하 느낌이 전혀 아니다. 통창 너머로 사람들도 보이고 깨끗한 커피기구가 많아 냄새도 향긋하다.

웰컴 드링크 - 아카시아 그라나따

가장 먼저 웰컴 드링크로 상큼한 아카시아 그라나따가 나왔다. 100% 착즙 레몬과 아카시아꿀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살얼음보다는 두께감있는 얼음조각에서 아주 시고 단 레몬맛이 느껴졌다. 역시 애피타이저는 신맛이 최고다.

 


1코스 / 축제 - 싱그러운 커피와 머랭 케이크

첫번째 페어링 코스. 커피는 오렌지, 살구, 자스민의 향을 담은 에티오티아 모모라 원두로 만들었다.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자 커피바에 싱그러운 향이 확 퍼졌다. 갓 내린 커피 맛을 보니 너무나도 놀라웠다. 어떻게 이렇게 가볍고 상큼한 커피향이 있을 수 있지.
나는 산미가 있는 커피를 싫어한다. 그래서 첫 코스에서 산미도는 커피가 나온다기에 실망했다. 하지만 한모금을 마시곤 우려와 실망, 걱정이 모두 사라졌다. 이건 정말 향이 좋고 깊었으니까.


같이 나온 디저트는 아몬드 시트와 라즈베리로 구성된 케이크. 위엔 ‘축제’ 컨셉과 걸맞게 화려한 머랭이 올라가있다. 위에서 디저트를 내려다보면, 정말 영화 속 축제 장면이 연상될 정도로 아름답다.
디저트를 입에 머금은 상태로 커피를 마셔보니 커피와 디저트의 맛과 향이 더 깊어졌다. 첫번째 페어링은 완벽에 가까웠다.

 


2코스 / 온기 - 시나몬 애플 사이다와 휘낭시에

두번째 코스는 달달한 시나몬 사이다 음료와 휘낭시에. 커피의 깊은 맛을 지나 급 달달한 음료를 마시니 입에 생기가 돌았다. 이 음료는 우리 둘에게 아주 큰 임팩트를 주진 못했지만(과하게 달아서!), 음료 안에 들어있는 로즈마리향은 참 좋았다.


디저트는 알밤 생크림을 곁들인 사과 로즈마리 휘낭시에. 아몬드 크럼블도 같이 나왔다. 휘낭시에는 촉촉하고 아몬드크럼블은 달달하면서 고소해 역시나 아주 맛있었다. 다만 시나몬 음료도 달다보니 너무 단맛이 강조되지 않았나, 싶은 아쉬움은 있다.

 


3코스 / 기대 - 위스키 더치커피와 브라우니, 그리고 하몽

마지막 코스는 아주 묵직한 맛의 커피와 아주 묵직한 맛의 디저트. 단, 마지막을 아주 산뜻하게 바꿔주는 비장의 하몽이 같이 나온다. 정말 감격할 정도로 놀라운 밸런싱이다.


우선 커피는 24시간 오크에 숙성시켜 위스키의 풍미를 더한 더치인데, 펠른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한다. 원하면 추가금을 내고 진짜 위스키로 바꿀 수 있지만 우리 타임에는 아무도 진짜 위스키로 교체하지 않았다.


잔에는 커다란 아이스볼 하나가 들어있고, 묵직한 맛의 커피가 같이 담겨있다. 커피 맛은 정말 정말 무겁고 깊다. 짝꿍은 오히려 본인의 입맛에 맞는다며 홀짝홀짝 마셨지만, 방금 전 산뜻한 커피 향에 취해있던 나는 이 무거운 맛이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디저트와 함께 커피를 맛보니 부담스러울만큼 무거웠던 향이 확 옅어지면서 더 맛있게 느껴졌다는 점이다. 이래서 와인이든 커피든 페어링이 중요한가보다.


디저트는 카카오 70%의 다크초코 브라우니. 이 자체는 다른 카페의 브라우니와 크게 맛이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같이 나온 하몽의 상큼한 맛이 입안을 깨끗하게 정리해줬다. 내가 싫어하는 하몽이 이렇게 맛있는 것이었다니! 하몽이 없었을 3코스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하몽의 맛이 깔끔했다. 완벽한 마무리였다.

 

코스는 한시간 반정도 이어졌고, 3코스를 끝으로 바리스타는 자리를 비웠다. 사람들은 저마다 이야기를 나누며 편하게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다 하나둘 자리를 떴다. 우리도 아쉬움을 남긴 채 천천히 저리에서 일어섰다.




인당 43,000원으로 즐긴 디저트 페어링은 아주 완벽했다.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 없을 듯. 알고보니 이 곳은 식스센스에도 출연할 정도로 이미 유명세가 있고, 2호점도 팝업스토어 형태로 오픈했다고 한다. 다음에는 2호점도 한 번 가봐야겠다.

 

색다른 디저트 카페, 색다른 경험을 찾는 분들에게 펠른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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