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멍군부부 솔직 리뷰/맛집, 푸드 리뷰

크리스마스 디너의 민낯. 평소엔 참 만족도 높은 곳이었는데 말이죠..

by 멍군이네♥ 2021. 12. 27.
반응형

멍군이네 진짜 리뷰 - <개포동 레스토랑 4.2> 크리스마스 디너 후기


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레스토랑 중 하나는 바로 개포동에 위치한 4.2다. 음식점 이름이 4.2임. 가족끼리도 자주 가고, 예전에 한번 포스팅한 적도 있다.

https://munggunfam.tistory.com/254

이번 크리스마스때도 여기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던 우리는 코스요리를 예약했다. 2인 기준 140,000원이라는 성탄절 치고 저렴한 금액도 마음에 들었고, 맛이야 보장됐으니, 안갈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진짜 이번에 가보고.. 개후회했다. 다신 이 레스토랑 안갈 것 같다 정말. 음식 맛 자체는 괜찮았는데 서비스.. 이거 아니잖아요 정말! 왜그랬어! ㅠㅠ


개포동 4.2 레스토랑

크리스마스 당일 저녁, 예약한 시간에 맞춰 레스토랑을 방문했다. 평상시와 달리 가게 안이 엄청 복잡복잡해보였는고, 문을 열고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였다.
알고보니 전타임 예약자와 이번타임 예약자들이 꽉꽉 복도에 서있어서 이렇게 복잡했다고 한다. 일단 나는 여기서부터 짜증이 슬슬 나기 시작했다. 코로나인데 평소보다 더 밀집도가 높다니. 이건 아니잖아?

우리의 이름이 불려 종업원을 따라갔다. 그런데 이 종업원은 1층이 아니라 지하로 안내했다. 아, 지하 싫은데.. 지상에 있고 싶어서 오래 전에 여유롭게 예약한 건데.

지하는 자리들이 너무나도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코로나 이전 세상과 같았다. 심지어 한 테이블 중간에 유리 가림막을 엉성하게 세워두고 두 커플을 앉힌 걸 보고는 기가 찼다. 얼마나 돈욕심이 나면 이정도로 자릴 꽉꽉 채울까 ㅋㅋㅋ 코로나 이후 이렇게 테이블을 꽉 채워 손님을 받는 가게는 듣도 보도 못했다.

오늘의 메뉴. 다른 메뉴들은 다 정해져있고, 파스타만 1) 판나 타르투파토, 2) 포르치니 라구, 3) 마레 파스타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우리는 마레 파스타를 주문하기로 했다.

식전빵이야 뭐, 여긴 원래 네츄럴 본 빵집이니까 맛없을 수가 없지.

굴 아뮤즈 부쉬는 맛이 비리지 않고 아주 깔끔했다. 굴도 싱싱해서 식감이 아주 탱글탱글하고. 말해 뭐해!
문제는 이 다음부터다.

방어 세비체라는 요린데, 맛을 떠나 두 명이 음식이 각각의 접시에 담겨있지 않고 한 접시에 올라가있다. 내 살다살다.. 수많은 코스요리를 먹어봤지만 이렇게 모든 메인음식을 한 접시에 올리고 알아서 나눠먹으라는 건 듣도 보도 못했다.

그리고 한 접시에 주면 나눠먹을 깨끗한 젓가락이나 집게도 주는 게 상식이건만, 여긴 그런거 안준다. 그냥 개인 젓가락으로 집어먹으라는거다. 지금 이 코로나 시국에.

홍두깨살 요리도 한 접시에, 나눠먹을 커트러리도 없이 던져져서 그냥 개인 젓가락으로 집어먹었다.

심지어 이건 맛도 없어.. 이거 뭐야 ㅡㅡ

마레 파스타. 맛은 있는데 양이 너무 적다. 평상시엔 여기 안이랬는데, 왜 크리스마스날 이러나 몰라..?^^
개인 커트러리는 물론 안줘서, 샐러드 다 묻은 젓가락과 포크로 파스타를 먹었다는 사실. 

스테이크는 굽기를 물어보지도 않고 그냥 내왔다. 덕분에 항상 웰던으로 먹는 나는 초레어로 익힌 거의 생고기를 먹지도 못했다.

이때도 수저 안갖다줘서, 그리고 어찌나 바쁘신지 갖다달라고 말하면 계속 까먹으셔서, 우리는 이번엔 샐러드와 파스타가 잔뜩 묻은 포크로 스테이크를 잘라야 했다. 입 안에서 맛 다 섞임 ㅎㅎ 내평생 처음 느끼는 수준의 서비스.

시골 결혼식장에서 밥을 먹어도 이보단 서비스가 좋더라.

더 대박은 디저트. 스테이크를 내오면서 이 디저트를 같이 주더라. ‘시간상 디저트를 좀 빨리 드려요’ 라는 말과 함께.
이게 무슨 말인고 했는데, 한 10분쯤 지나자 종업원이

‘자 이제 다음타임 손님들 모셔야 해서요 자리 정리 부탁드릴게요(=그만 먹고 돈이나 내고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다. ㅋㅋㅋㅋㅋ

역대급이다 워후! 

사람들은 줄줄이 밖으로 쫓겨나갔다. 어떤 남자가 화장실에 갔다온 여자친구에게 '우리 나가야 된대. 반도 못먹었는데 어떡하지? 그냥 근처 식당으로 가자'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며, 진짜 헛웃음이 나왔다.



내가 비싼 돈 주고 코스요리를 먹는 이유는, 매번 접시와 커트러리를 변경해줘서 새 메뉴의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고, 천천히 대화하며 우리 템포에 맞춰 식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날은

- 커트러리 변경, 메뉴에 대한 설명, 손님 응대가 1도 없었고
(덕분에 계속 음식이 덕지덕지 묻어가는 커트러리로 다음 음식 먹었습니다)
- 순서도 모든 손님에게 동일하게 제공되다보니 조금 일찍 방문한 우리는 다음 음식이 나오길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
- 그리고 솔직히 무슨 음식을 먹은건지 모르겠다.. 요리 설명 안해주는 레스토랑은 또 처음 봤네. ㅎㅎ

그렇게 우리 시간대 사람들은 황급히 음식도 다 못먹고 쫓겨났으며,
다음 타임에 예약한 사람들은 또 입구에 바글바글 모여있었다.

한시간 반 단위로 테이블을 굴리려 하다니.. 사장님 욕심이 너무 과하셨네.
이날 테이블 덕지덕지 붙어있는 걸 보면 방역수칙 지키지도 않은 것 같은데,
이거 신고되려나 몰라.

앞으로 절대 갈 일 없고
칭찬한 포스팅은 모두 지울거다.


한줄평
좋았던 단골 음식점이 이렇게 사라지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