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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군부부 세계 여행/2022 가을, 유럽

(2022.10 가족여행 w/임산부) 로마의 하루는 길다! 고대도시 로마 구석구석 도보투어하기❤️

by 멍군이네♥ 2023.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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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군이네 진짜 리뷰 - 로마 원데이 도보투어❤️


차량/가이드투어 Vs. 도보투어

 

유럽여행을 떠난 우리 가족 4명은 노약자 2명, 임산부 1명, 성인 남자 1명으로 이뤄져있다. 자유여행 최약체 멤버 구성인 셈. 그래서 처음 로마 여행을 계획할 때는 도보투어는 아예 생각도 하지 않고, 차량투어 업체만 엄청나게 검색했었다. 

 

그런데 웬걸, 찾아보니 차량투어 비용이 너무너무 비싸더라. 우리 가족 4명이 차를 타고 가이드를 붙여 하루종일 돌아다니면 한 25~30만원 정도가 깨질 것 같았다.

 

게다가 대부분의 차량투어는 콜로세움같은 명소 안에 들어가지 않고, 외부에서 설명만 해줬다. 콜로세움을 겉으로만 보고 온다고? 그 안에 들어가서 내부를 관람하면 얼마나 가슴이 웅장해지는데. 로마까지 와서 그걸 놓치는 건 정말이지 말이 안 된다.

 

결정적으로 ㅇㄹㅈㅈㄱㄴㄹ 등 유명한 투어 업체의 이용 후기를 보면 불만글이 의외로 많았는데.. 가이드와 합이 맞지 않는다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가격, 서비스, 코스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아서 우리는 차량이나 가이드투어 대신 우리끼리 자유롭게 도보투어를 하기로 했다. 여행지에 대한 설명은 투어라이브라는 앱에서 오디오가이드를 구입해 보충하는 것으로 결정! 


콜로세움 입장 사전 예약

 

우리는 콜로세움 내부까지 들어가는 입장권을 인터넷으로 미리 구매했다. 이 입장권을 구매하면 포로 로마노까지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콜로세움 입장 시간을 12시 정도로 설정해서, 아침 일찍 포로 로마노를 들렀다가 12시에 콜로세움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세팅했다.

 


우리가족 원데이 도보투어 코스

 

오전: 포로 로마노 - 콜로세움 - 진실의 입 - 점심식사
오후 1: 빅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 - 나보나 광장 - 카페 방문
오후 2: 판테온 - 트레비 분수 - 스페인 계단

 

로마 볼거리는 대부분 몰려있다. 포로 로마노와 콜로세움, 진실의 입만 약간 멀리 떨어져있을 뿐. 우리는 오전에 포로 로마노, 콜로세움, 진실의 입 세 곳을 방문하고 오후에 나머지 관광지를 쭉 돌기로 했다. 우리 가족끼리 여행하기 때문에,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힘들면 중간중간 자유롭게 쉬어도 된다.


포로 로마노 / 그늘 하나 없는 땡볕에서 유적지 관람하기

 

우리 숙소에서 택시를 타고 포로 로마노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경. 투어라이브 앱을 틀고 귀에 이어폰을 낀 다음 포로로마노로 호기롭게 입장했다. 포로 로마노는 고대 로마 시민들의 생활 터전이었던 곳이다. 신기하게도 과거 도서관/신전으로 사용됐던 건물의 흔적들이 곳곳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투어라이브 앱의 오디오서비스를 들으면서 흔적을 하나하나 지나치다보면 어느새 출구가 보인다.

포로로마노는 곳곳에 관광객이 너무 많아 번잡한데다 전체 공간이 그늘 하나 없는 땡볕이어서 물 한 병 챙겨가지 않으면 고생할 수 있다. 더운 날씨에 포로로마노를 방문하는 분들은 꼭 모자, 선글라스, 마실 물 정도 챙겨가시길!

포로로마노 투어를 마친 다음,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콜로세움으로 향한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비슷한 코스로 이동하기 때문에 길을 잃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콜로세움 / 언제봐도 웅장한 광경

 

콜로세움 입장 예약 시간은 12시. 하지만 우리는 11시 40분 쯤 입장했다. 다행히 예약보다 빠르게 입장한다고 해서 제지하지는 않더라.많은 가이드 투어들이 콜로세움을 외부에서만 설명한다. 하지만 나는 콜로세움은 무조건 내부를 봐야 한다는 주의다. 내부로 들어가서 콜로세움을 바라보면 말과 글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 느껴지면서 마음이 웅장해지기 때문이다. 

10년 만에 다시 방문했는데도 그 웅장함이 되레 더 크게 느껴진다. 보고도 믿기 힘든 멋진 광경. 이게 콜로세움이지!


점심식사 - Vimi Aventino

 

콜로세움에서 도보로 5분 정도 걸어 진실의 입에서 대충 사진을 찍은 다음, 우리는 지하철 역 근처의 한 로컬 식당 <Vimi Aventino>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1일 1파스타를 먹겠다는 일념 하에 구글맵 평점이 괜찮은 이탈리안 로컬 음식점으로 무작정 들어왔는데 맛도 서비스도 가격도 무난했다. 아, 하몽을 얹은 피자와 알리오올리오는 우리 가족 입맛에 좀 짰다.

빅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 / 별명: 웨딩케이크

점심식사 후 들른 곳은 내가 로마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 빅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 건물이 웨딩케이크처럼 예쁘고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굉장히 잘 나오기 때문에 가족들과 꼭 다시 오고 싶었던 곳이다.

여긴 안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사진만 찍었다. 오늘 오후에 방문할 곳이 많으니까!

나보나 광장 / 노천 카페에서 커피, 티라미수 흡입은 필수 (카페 ai tre tartufi)

 

빅토리아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에서 나보나 광장까지는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이 때쯤 우리 가족의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여서 도보로 이동하는 대신 그냥 편하게 버스를 타기로 했다. 다행히 로마는 버스 노선이 많아 대중교통 탑승이 수월한 편이다.나보나 광장에 도착하자 멋진 중앙분수 주변으로 쫙 깔린 노천카페들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는 이 중 한 곳에서 차를 마시며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우리가 선택한 카페는 <ai tre tartufi>! 1891년에 만들어진 카페라고 한다. 이태리는 뭐.. 어딜 가도 다 1800년 이전에 시작해. 역시 고대도시 답다.날이 너무 더워서 아메리카노, 티라미수와 함께 아이스 커피, 그라나또 등을 고루 주문해봤는데, 역시나 아이스커피는 한국에서 마시는 그 맛은 아니었다. 엉성하나마 얼음 들어간 커피가 있는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까? 티라미수도 한국에서 먹은 그 맛과 비슷. 커피 맛도 보통.

그나마 직원들이 유쾌하고 친절하게 서비스해준 점, 커피 마시면서 나보나 광장의 아름다운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아빠가 팁을 줬더니 엄청 좋아하면서 나가는 길까지 에스코트하던 직원, 덕분에 즐거웠어요!


판테온 / 생각보다 입장 줄은 금방금방 빠진다

 

나보나 광장에서 판테온까지는 도보 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판테온은 무료 입장이라 입장 대기 줄이 굉장히 길었는데, 내부 볼거리가 심플하다보니 그 긴 대기 줄도 빨리빨리 빠졌다. 겁먹지 말고 줄 서서 기다리시길! 금방 입장합니다!

내부에 들어가서 현대 기술도 완벽히 해석하지 못했다는 돔도 바라보고, 소리도 질러보고, 가족들끼리 사진도 찍고 놀았다. 건축에 조예가 있는 편은 아니라 20분 정도만에 다 구경한 것 같다.

판테온 근처 가죽공방에서 한국에 있는 가족들 선물을 좀 샀다. 이태리 가죽으로 만든 카드 지갑, 일반 지갑 몇 개를 구입했는데 선물 받는 분들의 반응이 꽤 좋았다.

판테온에서 트레비 분수 방면으로 지나가다 이름모를 성당에 들어가 천장 그림 구경도 했다. 


트레비 분수 / 소매치기 조심!

 

트레비 분수에 도착했다. 과거에 분수 구경에 몰입했다가 쓸이꾼한테 당할뻔한 공포의 관광지.이날도 트레비 분수 앞엔 관광객들이 너무나 많았다. 트레비 분수 구경은 커녕, 가족들과 모여 사진찍을 공간도 없었음. 

여긴 언제쯤 와야 한적할까? 밤 늦은 시간? 이른 새벽? 언제 와도 북적거릴 것 같다. 분수 앞에서 기념사진을 겨우 찍고 마지막 관광지인 스페인 계단으로 이동한다. 


스페인 계단 / 오래 앉아있으면 나가라고 합디다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관광 코스인 스페인 계단에 도착했다. 바로 앞에 명품거리가 펼쳐진, 아름다운 조명과 계단이 있는, 어떤 배경에서 찍어도 그림이 되는 바로 그 곳! 

 

예전엔 여기에 앉아 너도나도 아이스크림을 먹었지만 이제는 관리 차원에서 아이스크림 먹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뭘 먹진 않고 그냥 편안히 앉아 수다를 떨거나 사진을 찍고 있었다. 우리 가족도 잔뜩 부은 다리를 주무르며 편하게 계단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갑자기 관리인들이 호루라기를 불며 관광객들을 내보냈다. 이것도 관리 차원인가보다. 이 때가 딱 해가 지고 노을이 지는 예쁜 시간대여서 계단에 더 오래 앉아있고 싶었지만.. 일어나라니 어쩔 수 없지 뭐. 우린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엉덩이를 툴툴 털고 일어났다.스페인 계단 안녕, 다음에 또 올게.

우리 가족의 체력은 이미 100% 소진된 상황. 우버를 불러 집에 가고 싶어서 열심히 우버를 불렀으나 잡히는 차는 하나도 없었다. 버스표를 구입할 수 있는 가게들도 대부분 문을 닫았고, 택시도 보이지 않고. 울고 싶다, 정말.

 

너무 힘들어서 정처없이 도로를 걷던 중, 아빠가 판테온 근처에서 택시타는 줄을 발견했다! 사실 우리 가족은 내심 승차거부를 당할까봐 걱정했다. 우리 숙소가 이 곳에서 꽤 멀리 떨어진 바티칸 근처에 있기 때문. 하지만 친절한 기사님은 승차거부 없이 잘 이동해주셨다. 덕분에 우린 편안하게 택시로 숙소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


로마 원데이 도보투어는 엄청나게 빡셌다. 나름 일정을 많이 덜어내고 중간중간 버스나 택시를 타며 체력을 아꼈는데도, 확실히 하루만에 모든 시내 관광지를 둘러보는 게 무리는 무리였다.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자유 여행을 하기로 한 결정이 200% 잘한 선택이었다. 가이드를 따라다니며 힘든 티도 못내는 것보다는, 우리끼리 우리 컨디션에 따라 걷고 쉬어가며 템포를 조절하는 게 훨씬 좋았다!

다시 로마를 간다해도 우리 가족은 자유여행을 선택할 것이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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